가장 인기를 끄는 방송 중에 무엇보다도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일 것입니다. 기존의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달리 ‘가수’가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음악을 편곡하고 평가단에게 평가 받는 프로그램입니다. 여기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는 기준은 기존의 음악에 대해 가수가 얼마나 자신의 스타일로 완벽히 소화했느냐가 관건일 것입니다.환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친환경’, ‘녹색’, ‘그린’ 이라는 단어를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것은 오히려 환경을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으로 만들지 않을까요?사전적의미로 환경이란 ‘생물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자연적 조건이나 사회적 상황’이라고 정의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올해는 유달리 TV와 인터넷을 보며 불편한 마음이었습니다.작년 초 구제역으로 인해 살처분 된 돼지의 절규는 현대사회의 과다한 육식문화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원전은 안전하지 않으며 인체와 환경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연이어 왜관 미군 부대 외 인천, 부천, 춘천, DMZ 등 국내 곳곳에 고엽제 매립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전국 야구장 5곳에서 1급 발암물질 석면이 검출되었고, 폐 손상을 일으키는 가습기 살균제 문제 등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져갔습니다.생태계 파괴 문제도 빼놓기 어렵습니다. 한국의 살아있는 지질생태 박물관인 굴업도는 골프장 건설 논란으로 시련을 겪고 있으며, 세계 7대 자연 경관으로 선정된 제주도는 강정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또 서해안에서는 조력발전소 추진으로 대규모 방조제 건설 예정이며, 이로 인해 바닷물이 막히면서 생태보고인 갯벌 훼손이 불가피해보입니다. 조력발전 건설로 어민들의 경제적 손실과 잔점박이물범 및 저어새 등 멸종위기종의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는 현실입니다.그렇다면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처해 나가려는 방법으로 거시적인 담론이 아닌 개인의 일상을 ‘친환경’으로 만드는 것이야 말로 ‘진짜 초록’을 만드는 방법이 아닐까요. 냇물이 모여서 강을 이루듯, 우리의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꾸는 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작은 실천으로 내 삶의 방식을 ‘친환경’으로 탈바꿈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올 겨울 내복 입기를 통해 10%의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일주일에 한 번은 채식위주의 식단을 통해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법과 전체 쓰레기발생량 28%이상을 차지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임으로써 자동차 62만대가 배출하는 양의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그러나 획일적으로 ‘절약’을 강조한다면 우리는 환경에 대해 어떤 흥미도 느끼지 못합니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삶의 주인으로 개인의 특성에 맞게 환경운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만의 스타일에 맞는 환경운동이란 재미는 물론 그에 대한 보람도 함께 해야 합니다. 의무 또는 사명감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절약‘만을 강조 한다면 내 삶의 행복감 보다는 부담감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습니다.이러한 ‘해야 할 일’을 ‘하고 싶은 일’로 전환시키는 방법으로 무엇이 있을까요?개인적으로 저는 서점에서 새 책을 구입하는 것보다 중고서점에서 헌책을 구입하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읽는 것이 즐거움 입니다. 새 책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것도 매력이지만, 손때 묻은 헌책에서 느껴지는 따스함 때문입니다. 우연히 책의 전 주인이 밑줄 그은 부분이나 책 귀퉁이에 적은 메모에 공감과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이러한 저의 개인적 즐거움이 어떻게 환경 지키기와 연결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종이를 생산할 수 있는 숲은 거의 없지만 종이 소비는 많은 나라입니다. 784쪽 분량의 책을 1,200만권 찍으려면 1만6700톤의 종이가 필요한데, 현재 매년 미국에서 판매되는 책으로 3,000만 그루의 나무가 사용된다고 합니다. 3,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기 위해서 대략 3,500만평(약 16,000ha)의 땅이 필요하고 이는 여의도 면적의 14배 정도라고 합니다. 또 종이를 만드는데 어마어마한 양의 에너지가 소모되는데 이는 모든 제조 산업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 5위 안에 든다고 합니다. 새 책보다 헌책이 ‘가치의 재생산’이라는 즐거움과 함께 환경을 지킬 수 있어 저에게 더 큰 가치로 다가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이렇게 일상 속에서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환경 절약을 조금 더 고민하고, 환경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 줄 수 있다면 우리는 우리안의 ‘진짜 초록’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여러분은 환경에 대해 어떠한 방법으로 자신의 스타일로 지킬 수 있을까요. 올 초 환경에 대해 ‘지켜야 할 일’을 ‘하고 싶은 일’로 전환시키는 방법을 모색해 보면 어떨까요. 다가오는 2012년에는 자신의 일상과 삶의 방식이 '환경'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더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해보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